전주 객사의 객리단길이 발전하면서 수많은 음식점들이 생겨나고 그 중에는 진짜 맛집도 있지만 허수도 수두룩해서 곧 문을 닫을듯한 음식점들도 많습니다. 그래도 객리단길이 많이 활성화되면서 동시에 시내 안쪽까지도 더 활기차게 변하는 분위기라 저는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서로 경쟁을 하고 맛과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식당들이 살아남을 것이고 새롭게 생겨나는 음식점도 맛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좋은 음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무실 직원들 모두 점심 약속이 있어 나가고 저와 동기만 남게되어 저희 둘은 매일 먹는 찌개나 밥류 말고 오랜만에 젊은(?) 음식을 먹자고 합의하였습니다. 젊은 음식이라면 뭐가 있을까요? 딱 봐도 어려보이는 음식, 바로바로 떡볶이입니다. 요즘 떡볶이집으로 잘 나가는 청년다방으로 향했습니다. 객사 청년다방은 과거 프리머스 영화관 사거리에서 보면 바로 보이는 위치에 있습니다. 차량을 어디에 주차할까 하다가 그냥 길거리에 대놓고 식당에 들어가 물어보니 전주성결교회 앞에 있는 장미주차장에서 1시간 무료라고 하더라고요. 주차딱지를 끊으면 4만원. 하루 일당 날리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요. 바로 장미주차장에 차를 옮겨놓고 항상 먹던 걸로~ 차돌떡볶이를 주문하고 모듬튀김인 다모아튀김도 주문했습니다.
일단 비주얼이 상당히 좋죠? 국물을 떠 먹으면 기가 막히게 불맛이 납니다. 조미료를 팍팍 넣은 맛으로 무지하게 맛있습니다. 외식할 때나 조미료 팍팍 넣은 음식먹지 언제 먹겠어요? 너무 맛나게 먹느라 다모아튀김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그런데 튀김이 원래 그렇게 맛이 없었나? 할 정도로 별로더라구요. 그 전에 먹었을 때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이번에 먹은 튀김은 아주 별로였습니다. 맛있는 김말이나 오징어는 몇 개 없고 맨 고구마만 먹은 기억 뿐이네요.
그래도 떡볶이는 아주 맛납니다. 불맛도 나고, 특히 저 파채있죠? 파채가 떡볶이 국물과 잘 어울려서 떡볶이와 함께 먹으니 아주 꿀맛이더군요. 떡볶이에 곁들여져 있는 메추리알이나 군만두도 떡볶이와 매우 잘 어울립니다. 저는 원래 떡볶이를 좋아하지 않는데 이 집 떡볶이는 뭘로 만들었는지 제 입맛에도 잘 맞네요. 그러고보니까 저는 떡볶이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맛나게도 먹었군요. 조미료를 넣었건 어쨌건 굉장히 맛있었다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끓여서 먹는 떡볶이라 그런가요. 참 신기하네요. 떡볶이 떡은 국수처럼 길다란데 가위로 잘라서 먹으면 됩니다. 아 방금 생각한건데 제가 여기 떡볶이를 잘 먹었던 이유가 아마 파채와 함께 먹어서 그런 것 같네요. 떡볶이만 먹으면 그냥 밍숭밍숭한데 파채와 함께 먹으니 아삭아삭한 식감이 더해져 잘 먹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비법을 제가 파헤쳤네요.
직장에서 어르신들과 찌개만 먹다가 어느 날 젊은 동료끼리만 남아 밥먹을 기회가 생겼을 때 객사에 나가 떡볶이도 먹고 젊은이들의 기운도 받고 오세요.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