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아주 친한 고등학교 동창이 제가 사는 아파트에 같이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를 수시로 볼 수 있을줄 알았는데 고등학교 모임 말고는 따로 본 적이 한 번도 없네요.
각자 결혼생활과 사회생활에 바쁘게 치여 살다보니 같은 아파트에, 1분 거리에 살면서도 얼굴 한 번 보기 힘드네요.
씁쓸해지는 밤입니다.
그러다가 날을 잡아 동네에서 맥주 한 잔 하자고 다짐을 한 저희는 드디어 만났고,
친구가 서신동에 유명한 가맥집이 있다고 해서 갔는데 그 곳은 바로 은성슈퍼였습니다.
전주에는 가맥집이 많이 있죠.
가맥의 뜻은 가게맥주라는 뜻입니다. 식당에서 맥주를 사먹으면 요새는 4,000원은 줘야 하잖아요?
가맥집에서 사먹으면 슈퍼에서 사먹는 가격에 먹을 수 있습니다.
은성수퍼에는 다른 가맥집과 다르게 특별한 안주가 있는데 한 번 보시죠.
짜안.
뭐게요?
아 일단 급하게 먹다가 찍어서 지저분합니다.
꾸벅, 죄송합니다.
가맥집에서는 보통 황태나 갑오징어가 주메뉴인데 여기도 황태랑 갑오징어를 팔긴 팝니다. 근데 사진에 메뉴는 뭔가 다르죠?
저건 문어입니다. 문어발.
문어를 맛나게 구워 망치로 신나게 두드려서 내어 준겁니다.
망치로 두드려서 그런지 질기지 않고 보기와는 다르게 부드럽고 잘 씹힙니다.
가맥집의 장점은 슈퍼에서 파는 과자를 안주로 곁들여 먹을 수 있다는 점인데 저희는 추억의 과자 태양의 맛 썬칩을 먹었어요.
문어같이 마른 생선만 먹기에는 입이 지칠 수 있으니 바삭바삭한 음식을 한 번씩 넣어줘야 롱런할 수 있습니다.
문어 안주가 맛이 있으니 술이 술술 들어가네요.
맥주 한 병 딱 기분좋게 마셨습니다.
주량이 점점 느는 것 같아요. 맥주를 벌컥벌컥 마셨거든요. 하하.
동네에서 편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허물없이 친한 친구들을 만날 때 편하게 방문해보세요. 괜찮습니다.